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모가디슈.
그렇다면 그 실제 이야기는 어떨지, 영화와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한 분들을 위해 조사한 실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일단, 모가디슈 영화 속 대부분의 이야기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아래 내용은 영화 내용과 어느정도 일치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스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께서는 영화를 보시고 난 뒤에 이 글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영화 내용과는 어떠한 세부적인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며 읽어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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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에서 내전이 발발하다
시점은 1990년 12월 30일 오후 2시. 소말리아 수도인 모가디슈 시내 서북방향으로부터 갑자기 쿵! 하는 대포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소말리아 반군 세력 중 하나로, 아이디드 장군이 이끄는 USC(Unitec Somali Congress)가 바레 정권의 장기독재에 반기를 들고 수도 침공에 나선 신호탄이었습니다.
서쪽에서 불붙은 시가전이 확산일로로 치닫고, 대통령궁 외관을 중심으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본격화되었습니다.
급기야 도시 전체가 혼돈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었는데요. 내전이 발발한 것이었습니다.
전화는 먹통...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
이틀 후, 1월 1일 오전.
강대사는 서울 본부에 텔렉스를 넣었지만 불통이었습니다. 전화 자체가 먹통이 되었던 것인데요. 설상가상으로 대사관 차량인 현대 스텔라 프리마를 대낮에 무장괴한들에게 탈취당하게 됩니다.
신상에 위협을 느낀 강대사는 대사관 사무실을 닫고 군인, 경찰들이 지키는 관저로 직원들을 모두 피신시킵니다.
강대사와 계모 참사관, 김사무원 부부, 현지교포 이모씨 가족 세 명 등 모두 7명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영화 속 일부 인물들은 가상인물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관저에 모인 대사관 직원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식량'이었습니다. 기존 경제질서가 무너지면서,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내 곳곳에서는 게릴라전이 이어지면서 외교 공관과 사택은 약탈대상이 되었고, 강대사는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관저를 떠나기에는 갈 곳이 마땅치 않고, 버티자니 어떤 봉변을 당할 지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4일 낮 12시, 이번에는 관저를 무장괴한들이 습격했습니다.
장총을 든 무장괴한 4명이 대문을 깨고 진입을 시도했다가 경찰 한 명이 총을 발사하여 이를 격퇴했습니다.
그러나 곧이어 엽집을 털던 괴한 세 명이 뒷담을 넘어 기어들어오려고 시도하게 됩니다.
이튿날 강 대사는 아탄 공항 수비대장을 찾아가 전날의 관저 피습사건을 전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처음에는 난색을 보이던 수비대장은 미리 준비해간 300달러를 받고 경찰 8명을 지원해줬습니다.
남북한 대사, 뜻밖의 조우
7일 정오쯤, 모가디슈 공항에 구조기가 온다는 소식을 접한 강 대사 일행은 황급히 짐을 챙겨 공항으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미 구조기는 출발한 직후였습니다. 공항이 위험한 탓에 미리 대기 중이던 이탈리아 시민만 태우고 5분 만에 떠나 버린 것이었습니다.
앞 뒤가 완전히 막혀 어떻게 할 수 없는 절망스러운 상황.
그러다가 모처럼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모가디슈와 케냐 나이로비 관제탑 간의 교신 시스템을 이용하여 구조 요청을 한 결과, 9일 중에 한국 정부에서 보내준 구조기가 모가디슈에 갈 것이니 대기하라는 연락이 온 것이었습니다.
9일 오후 공항으로 나간 강 대사 일행은 뜻밖에도 북한 대사관 일행을 맞닥뜨렸습니다.
강 대사는 북측 김용수 대사에게 "처음 뵙겠습니다. 한국 대사입니다.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소말리아 외무부 구내에서 먼 발치로 서로 한 번 본적이 있기는 하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러자 김대사는 "허, 이 난리통에 여유만만하십니다. 넥타이까지 매시고..." 라고 다소 퉁명스럽게 반응했습니다.
북한 대사관과 구조기 상황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공항에 나온 사정이 딱했습니다. 내전이 발발한 이래 북한 대사관이 무려 여덟번이나 무장강도의 침입을 당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바로 전날에는 강도 20여명이 들이닥쳐 부인과 아이들 목에 총을 들이대고 살해위협을 하면서 차량과 살림살이를 모조리 가져갔습니다. 공관에 더 이상 머무르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었습니다.
북한 대사관 직원들과 공항으로 나온 아드리안 게오르게 루마니아 대사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남북한 대사관 사람들과 루마니아 대사는 한국 정부가 보내오는 구조기에 함께 타기로 합니다. 그러나, 예정했던 오후 2시를 넘기면서 상황이 이상해졌습니다.
공항 활주로로 향하는 대합실 문을 소말리아 군인들이 잠갔고, 구조기는 공항에 도착하여 이탈리아 시민 200여 명을 태우고 10분 뒤 그냥 이륙해버리고 맙니다.
모가디슈-나이로비 공항 관제탑이 서로 교신하는 와중에 이탈리아 구조기를 한국 정부가 보낸 것으로 와전된 것이었습니다.
우리 집에 갑시다.
발길을 돌려서 관저로 향하려 하던 강 대사는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동포를 사지(死地)나 다름 없는 곳에 두고 혼자만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간다는 사실이 싫었던 것입니다.
강 대사는 김 대사의 의중을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미안하게 됐습니다. 관저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김 대사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김 대사는 "별 수 있습니까. 공항에 남아서 기다려야지요. 여기서 죽으나 거기서 죽으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대사관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강 대사는 김 대사에게 "그러면 우리 집에 갑시다. 경찰들이 지키고 있으니 비교적 안전합니다. 라고 한국의 관저에서 지낼 것을 권했습니다.
김 대사는 잠시 직원들과 상의한 끝에 "먼저 들어가시고 1시간 30분 후에 공항으로 차를 보내달라" 고 말했습니다.
김 대사는 강 대사 일행이 떠난 사이 묵을 곳을 여러 경로로 알아보았지만 전부 허탕이었습니다.
결국 김 대사 일행은 강 대사의 관저로 왔고, 남북한 대사관 직원들은 결국 함께 지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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